나의 둘째 아들, 베러(BETTER)를 소개합니다
외로움 많은 에버의 가장 좋은 친구.
엄마의 홈메이드 생식은 군말없이 다 먹어주는 효자.
.세상에서 제일 잘생긴 베러를 소개합니다!
인천 왕자님, 김 베 러
베러는 인천의 골목에서 구조되었다.
초등학생 남자 아이들이 제멋대로 만지며 데리고 놀다 길에 두고 가려는 걸
지나가던 구조자님이 보고 구조하셨다고 한다.
(새끼 길냥이에게 사람 냄새가 묻으면 어미 길냥이가 더 이상 케어하지 않습니다.
상태가 깨끗한 아기 길냥이를 보면 만지지 마세요.)
그 즈음 나와 에버는 함께 지낸 지 3개월 정도 됐고,
에버가 분리불안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던 시기였다.
에버는 어릴 적 형제들과 같이 자랐고 카페에서도 항상 사람들과 함께 있었기 때문에
임보(임시보호)처에서부터 유독 외로움을 많이 탔다.
나에게 에버를 입양 보내신 카페 사장님께서 조심스럽게
훗날 둘째 입양을 고려해보시라 권하셨을 정도였다.
고양이는 본래 독립적인 종족이기 때문에 한 마리씩 키우는 게 제일 좋지만,
에버의 경우는 조금 특수했다고 할 수 있다.
네이버 고양이 카페에 올라온 여러 입양 홍보글을 읽던 중
'올블랙 고양이가 로망이었던 분은 들어오세요!'라는 제목을 발견했다.
곧바로 클릭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바로 검은 고양이가 로망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이 작고 용맹한 뽀시래기의 사진을 보자마자 나는 입을 틀어막았다.
너무 귀엽고 내가 꿈꿔왔던 바로 그 고양이야...!
나는 한 번도 고양이를 키울 생각을 한 적은 없지만,
제일 좋아하는 고양이가 어떤 고양이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고민없이 올블랙 고양이!라고 외칠 수 있었다.
흥분을 애써 가라앉히고 글을 찬찬히 읽었다.
임보처에 있는 다른 성묘와도 잘 지내고,
활발하고 건강한 아기 고양이.
에버도 다른 고양이를 참 좋아하기 때문에
이 아이와 정말 잘 맞을 것 같단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그 자리에서 입양 신청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꼬박 네 시간을 고민하며 쓴 그 신청서는 아직도 우리 집 서랍에 들어있다.
가슴 떨리는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고
올블랙 아기 고양이는 우리 집으로 와 베러가 되었다.
베러Better의 이름 역시도 약속의 문장에서 가져왔다.
"I'll always make your today better than yesterday."
(항상 너의 오늘을 어제보다 나은 날로 만들게.)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잘 싸며
베러는 무럭무럭 자라났다.




입양 홍보글에도 적혀 있었듯
베러는 에버와도 금세 친해졌다.
둘은 한 시도 떨어져 있지 않는 절친이 되었다.
초반엔 덩치 차이가 꽤 났는데도
엎치락 뒤치락 우당탕탕 어찌나 재밌게 놀던지 ㅎㅎ




쪼그만 재규어, 줄여서 짼규어였던 고양이는 이제 2살을 막 넘긴,
멋진 째규어가 되었다.
겁이 많지만 호기심도 많은 베러는 장염과 방광염을 한 번씩 앓았지만
금세 회복되어 쌩쌩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우리 베러, 100살까지 건강하고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도록
극진하고 살뜰하게 모실 예정이다.
베러와 에버의 사랑을 힘입어 블로그에 육묘 일기와 공부한 것들을 정리하다 보면
나도 보다 더 좋은 보호자로 거듭날 수 있겠지?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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