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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지식

고양이 습식 사료 영양소 분석하는 법(DMB 구하기)

고양이 습식 사료 영양소 분석하는 법(DMB 구하기)

 

저번 글에 고양이의 하루 필요 칼로리와 그에 맞는 사료 급여량을 구하는 법을 소개했었다.

https://longlivecat.tistory.com/4

 

고양이 하루 필요 칼로리 및 사료 양 계산하는 법

고양이 하루 필요 칼로리 및 사료 양 계산하는 법 우리 집 고양이, 밥 얼만큼 줘야 하지? 고양이에게 사료를 급여하려 할 때 매번 고민하게 되는 게 있다. 얼만큼 줘야 하지? 몇 g을 줘야 맞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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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건사료는 패키지나 웹사이트에 칼로리가 잘 기재되어 있어 급여 칼로리를 계산하기가 쉽다.

그에 반해 습식 사료(캔, 파우치 등)는 아무리 포장재나 박스를 뜯어보아도

칼로리에 대한 내용을 찾기 어렵다.

그러한 이유로 습식 사료는 1g당 1kcal 정도(건사료는 보통 1g당 3~4kcal)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루에 240kcal를 먹어야 하는 고양이라면 85g짜리 캔을 약 세 캔 정도 먹이면 되는 것이다.

 

 

습식 사료가 건사료에 비해 그람 당 열량이 낮은 이유는 수분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습식 사료의 영양 정보를 보면 조단백질, 조지방, 조섬유 등등이 적혀 있고,

마지막에 수분 nn% 이하라고 적혀 있다.

습식 사료는 보통 전체 중량의 70~85%정도가 수분이다.

 

 

 

위 사진은 베러가 좋아하는 습식 사료 중 하나의 뒷면이다.

위에서 세 번째 줄, 등록성분량을 보면 이 사료가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다.

가장 마지막 항목인 수분을 보면, 무려 전체 중량의 85%나 된다.

(수분 함량이 너무 높으면 괜히 돈 아까운 기분이 든다... 물은 내가 더 넣어줘도 되거든뇨..)

 

 

수분 앞에 적힌 성분들, 조단백질, 조지방, 조섬유, 조회분, 칼슘, 인은 보통 습식 사료에 항상 들어간다.

수분을 제외하고는 딱 저 6가지 성분만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이 외에 타우린이 추가되는 경우도 많다)

그럼 이 성분들 중 어떤 게 많아야 좋은 사료일까?

 

정답은 '그런 건 없다'이다.

사료의 성분을 볼 때 중요한 것은 어느 한 성분의 양이 아니라 전체적인 균형이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단백질을 주로 섭취하는 육식동물이기 때문에

고양이 보호자들 중 단백질 함량이 높으면 무조건 좋은 사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단백질 비중이 너무 높은 사료의 경우 고양이의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고단백질 사료가 언제나 무조건 절대로 좋다고 말할 순 없다.

 

그렇다면 사료의 성분이 어떠한 비율을 이루어야 할까?

전세계적으로 가장 공신력 있는 단체로 인정 받고 있는 미국사료협회(AAFCO)는

고양이의 영양소 섭취 권장량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사료협회는 동물 사료 및 약품의 판매, 처방, 유통 등에 대한 기준을 제안하고 규제한다.

전세계 대다수의 사료 회사가 AAFCO의 영양 가이드라인을 준수함으로써 사료의 안정성을 증명하고 있다.)

 

AAFCO 고양이 영양소 최소 권장량 (2020년)

DMB(%) 1살 이하 자묘
최소 권장량
1살 이상 성묘
최소 권장량
조단백질 30.0% 26.0%
조지방 9.0% 9.0%
칼슘 1.0% 0.6%
0.8% 0.5%
소금(2019년 기준) 0.5% 0.5%
타우린(캔사료) 0.2% 0.2%
타우린(건사료) 0.1% 0.1%

 

위 AAFCO 영양소 권장량을 볼 때 주의해야 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1. AAFCO 영양소 기준치는 영양 결핍이 발생하지 않는 최소한에 대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료의 특정 성분이 AAFCO 권장량에 비해 숫자가 작을 경우

해당 사료는 영양 결핍을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그렇다고 최소 권장량 이상이면 다 오케이인 것은 또 아니다...^_ㅠ

아직 고양이 영양소 최대 섭취량에 대해 참고할 만 한 자료가 거의 없다.

이는 고양이 영양학에 대한 연구 자체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해당 분야 연구가 점점 더 활발해지고 있으니 조만간 유의미한 연구가 나오리라 믿는다...

제발요....

 

2. AAFCO 영양소 기준치는 DM 기준이다.

여기서 말하는 DM은 수분이 0%인 상태에서 영양 성분 비율을 계산하는,

즉 마른 상태의 영양소=Dry Matter를 뜻한다.

(난 DM하면 인☆ 팔이피플 단골 멘트 '가격 문의는 DM주세요 :)'가 자꾸 생각난다.

그냥 좀 알려주면 세상 망하냐고;;;)

건사료는 어차피 수분이 안 들어가니 사료 패키지에 DM 기준의 영양성분 정보가 적혀 있다.

문제는 습식 사료이다.

위에서 말했듯 습식 사료는 수분 함량이 70~85%나 되기 때문에

사료 패키지에 적힌 영양성분 정보는 물을 포함한 비율이다.

그러한 이유로 습식 사료 성분 분석을 위해서는 

1) 물을 먼저 빼고

2) 나머지 성분의 비율을 다시 구해야 한다.

 

 

실제 습식 사료의 성분으로 예시를 들어보겠다.

이것 역시 우리 집 깜고 베러가 좋아하는 최애 습식 중 하나인 웰니스 헬시 인덜전스이다.

(우리 집 노란 애는 습식극혐묘임...^_ㅠ)

등록성분의 수분 포함 비율(WM, Wet Matter)은 아래와 같다.

조단백질 7.0%

조지방 4.0%

조섬유 1.0%

조회분 2.0%

칼슘 0.12%

인 0.10%

수분 82.0%

여기서 수분을 제외한 나머지 성분들만 가지고 다시 비율을 구해야 DM이 나온다.

즉, 전체 중량 대비 % / (100 - 수분 %) 을 적용해야 한다.

조단백질을 DM으로 다시 계산하면

조단백질 7.0 / (100-수분 82.0)

= 7 / 18 = 38.89% 이 된다.

 

이렇게 각 영양성분의 DM을 다시 구하여

WM과 AAFCO 최소 권장량을 비교하면 아래와 같다.

 

영양 성분 WM DM AAFCO 성묘
최소 권장량(DM)
조단백질 7.0% 38.89% 26.00%
조지방 4.0% 22.22% 9.00%
칼슘 0.12% 0.67% 0.60%
0.10% 0.56% 0.50%

 

수분을 뺀 비율은 그 숫자가 포장지에 적힌 것보다 월등히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게 각 영양소의 진짜 함량 비율이다.

더불어 AAFCO의 영양소 최소 권장량을 모두 웃돌고 있다.

즉, 이 사료는 고양이가 먹어야 하는 최소 권장량은 충족하고 있다.

(AAFCO 기준치에 비해 단백질도 지방의 함량도 좀 높은 편이긴 하다.)

 

 

 

이렇게 고양이 습식 사료는 급여할 때 단순히 칼로리만 신경쓰거나

적혀진 숫자대로의 단백질 혹은 지방의 함량만 고려해서는 안 된다.

보다 많은 고양이 보호자들이 영양소의 균형을 꼼꼼히 살펴보며

우리 집 고양이에게 좋은 사료를 급여할 수 있기를,

이 세상의 모든 고양이와 보호자가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